[국뷔] 유치원 짧은 글



유치원
w. 소년


 귀찮은 것이라곤 딱 질색이었다. 집, 학교, pc방 외에 어딜 가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 친구들의 연락도 자주 무시하는 편이었다. 그런 정국에게 동생을 유치원까지 데려다 줘라, 하는 어머니의 말은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하필이면 개교 기념일이었다. 그리고 또 하필이면 오늘 딱 저가 매일 하는 게임의 점검 날이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진짜 하필이면 오늘 아침부터 어머니의 약속이 있었다. 원래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을 돌보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가끔 동생과 둘만 남을 때면 일부러 아이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집까지 부르거나 했었다. 동생은 형아, 형, 하고 정국을 잘 따르는 편이었으나 정국은 만사가 다 귀찮은, 그러니까 공부조차도 귀찮은 평범한 대한민국 고딩이었다. 귀찮아서 연애도 안 하고 있는데 유치원은 무슨 유치원이야, 버티고 있으면 어머니가 데리고 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큰 착각이었다. 결국 뒷통수를 몇 대 맞고서야 동생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야, 넌 걸어서 20분 걸리는 거리를 혼자 못 가냐?”

 괜히 심술이 나 집에서 맞은 그대로 동생의 뒷통수를 떄리며 화풀이 했다. 아, 엄마한테 이를 거야! 하고 집으로 들어 가려는 걸 간신히 말린 후 입을 틀어막고 끌다시피 해서 골목을 벗어났다. 동생이 싫은 건 아니었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데 심지어 애교도 많은 동생이 싫을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하지만 정국의 입이 툭 튀어나온 것은 단지 귀찮아서. 그 이유였다. 

“형아, 우리 유치원에 선생님 새로 왔는데 엄ㅡ청 좋아, 진짜.”
“예쁘냐?”
“남잔데…”
“뭐야, 유치원에 남자 선생님도 있어?”
“당연하지! 형아 남녀 차별이야, 그건.”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몰라도 가던 길을 멈추고 훈계하는 자세로 그런다. 그게 또 귀여워서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맨날 선생님 나올 때마다 기다렸다가 인사하고 가, 형아두 그래야 돼, 알지? 귀엽다는 말 취소. 곧바로 따라 온 동생의 말에 정국은 인상을 팍 썼다. 유치원 앞까지만 데려다 주면 되는 줄 알았더니 인사까지 해야 한다니. 차라리 게임이 점검 중이더라도 다른 게임을 찾아서 할 걸 그랬다. 어쨌든 말 많은 동생 덕에 지루하지 않게 유치원까지 도착했다.

“야, 간다.”
“아니라니까, 형아 선생님한테 인사해야 돼!”
“있지도 않구만, 뭐. 알아서 들어 가, 간다.
“아, 아니라니까!”

 정국의 다리를 끌어 안고 놔 줄 생각도 않은 동생에게 꿀밤을 먹여버릴까 주먹을 든 순간 교실로 보이는 노란색의 문이 열리더니 문과 같은 색의 앞치마가 맨 먼저 보였다. 앞치마만 보고도 제 다리에서 내려 와 방방 뛰며 반가워 하는 동생을 보니 아까 이야기 했던 그 좋은 선생님이구나, 싶었다.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좋다는지 낯짝 좀 보자, 자세히 보기 위해 정국은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

아, 존나…

 존나 귀엽다… 정국은 그 자리에 얼어버린 듯 가만히 서 있었다. 남자인 주제에 노란색 앞치마를 맨 게, 예전의 요리 실습인가 뭔가 하는 시간에 비슷한 색의 앞치마를 맨 계집애들 보다 몇 백배는 귀여웠다. 김태형. 정국은 앞치마 앞에 달린 명찰을 슬쩍 봤다. 아, 미친. 이름도 내 스타일이야. 정국은 태형의 손을 잡은 동생이 처음으로 부러웠다. 저 새끼, 사람 보는 눈 있네.

“정훈이 형 되세요?”
“네? 아, 네. 오늘은 사정이 있어서.“
“오후에도 데리러 오시는 거예요?”
“아, 네. 네. 당연하죠.”

 아, 싫어! 형아 말고 엄마 오라 그래! 정국은 결국 동생의 이마에 꿀밤을 먹였다. 동생은 태형의 다리를 잡고 선생님, 저 맞았어요. 하고 애교까지 부리는 중이었다. 그랬어요? 태형은 웃으면서 정훈의 이마를 만져 주었다. 저 놈의 동생 새끼는 무슨 복을 타고 났을까. 정국은 여전히 굳은 채로 서 있었다. 

“저, 그럼 오후에 뵐게요.”
“네? 아. 네, 그럼 아, 안녕히 계세요.”

 미친, 씨발. 쪽팔려. 말까지 더듬었다. 정국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쥐어 뜯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태형이 저를 보고 웃는 것 같기도 했다. 정국은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유치원을 벗어났다.

 엄마, 나 맨날 동생 데려다 줄래.



***

이건 뭐 조각도 아니고 단편도 아니고 애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라서 급하게 써서 그런지 매우 똥글이시조ㅋㅋㅋ
나중에 기회 되면 이거 제대로 다듬어서 써야지
망글이지만 재미있게 봐 주세요 8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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